뿌듯함을 오래 느끼기 위한 체력 충전!
뿌듯함을 오래 느끼기 위한 체력 충전!
'내가 잠을 못자는 이유 - 원치 않은 만남' 편에서 말했듯, 난 친구의 결혼식을 앞두고 잘 살고 있는 듯한 하객이 될 만반의 준비를 하며 현타를 느꼈다. 친구와의 대화로 1차 현타의 원인을 찾고 잘 견뎌내는 듯했지만, 곧이어 2차 현타가 왔다. 2차 현타는 결혼식 직후에 왔다.
나는 남의 결혼식에 와서 뭘 하고 있나, 그 친구와 눈이 마주친 건 단 몇 초인데 그 짧은 순간을 위해 그렇게 오래 내 마음을 소비한 건가, 그렇게 용써서 원하는 바를 이뤘나.
참! 더 가관인 건 결혼식이 끝나고 이동하며 역까지 가는 길을 보는데, 그 친구와의 이별 장소가 있었다. 어쩐지 길이 익숙하더라니… 식장 갈 때는 바빠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돌아가는 길에야 그걸 깨달으며 더욱 현타를 느꼈다.
여러모로 허무하고 허망했다. 바람 빠진 풍선이 요란하게 날아가듯 내 마음도 허무함을 시끄럽게 알리며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래서 결혼식 끝나고 이동하는 길에 망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망지에게 두서없이 내 맘속 복잡한 단어들을 쏟아냈다. 참 신기한 게 마음속으로만 얘기할 때에는 정리되지 않던 마음이,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정리되었다. 흩어져있던 복잡한 마음들이 공처럼 뭉쳐졌달까.
그리고 때마침 지하철 창밖으로 한강이 보였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한강에 마음의 공을 던져버렸다.
그렇게 금방 현타를 극복했고 항상 오래 고민하는 내가 이번에는 금방 끝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뿌듯했다. 내적 보상 '뿌듯함'을 오래 지속하려면 그만큼 체력이 받쳐 주어야 한다며, 외적 보상도 그만큼 채워져야 한다며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뿌듯함을 오래 느끼기 위한 체력 충전!
이것이 바로 내가 오늘도 다이어트를 못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