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19호실 2021. 2. 8. 02:45

내일은 에필로그를 쓸 예정이니, 사실상 오늘이 나의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의 마지막 날이다. 타고난 귀차니즘과 벼락치기 체질로 중간중간에 위기도 있었고 또 아무 말도 쓰지 못한 날도 있지만, 뭐 하나 꾸준히 못하는 편이었던 내가 무사히 프로젝트의 끝에 다다라 나름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중.
조금 더 이 성취감에 취해있고 싶은데, 오늘도 글쓰기를 하긴 해야 하니 키보드에 손을 올려본다. 그런데 끝이 보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술술 써 내려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네…

누군가와의 이별, 퇴사 등 어떤 끝이든 아쉽지 않으면서 간결하게 마무리 짓는 건 어려운 것 같다. 대부분의 마지막 순간이 한순간에 닥치는 게 아닌 만큼 나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마지막 순간 이후의 시간을 준비해야 하니까. ‘아름다운 마지막’을 준비해야 한달까.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하고 내 일상에서 곧 내보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 좀처럼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취미 삼아 가볍게 시작했던 일이라도 마지막은 마지막인가 보다.

마지막은 늘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