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2

비자발적 금식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해서 비자발적으로 금식을 해야 했다. 전날부터 검사 끝날 때까지 제법 긴 시간 이어지는 금식에 허기를 넘어 무의욕 상태에 다다랐고. 그저 ‘금식이 필요한 검사는 진작 끝났는데, 남은 검사들은 왜 이래 오래 걸리는 건가. 언제 끝나는가.’ 이런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긴 시간 비자발적으로 굶었더니, 건강검진이 끝난 후에는 괜한 반발심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강제성에 저항하는 척 ‘금식은 나의 먹 life를 방해할 수 없다!’를 외치며, 검진이 끝난 후 바로 각종 옆 백화점 식품 코너를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여러 먹거리들을 이 가게에서 조금, 저 가게에서 조금씩 샀더니, 나중에는 엄청난 양의 먹을 것들을 들고 있었다. 이래서 비자발적으로 굶는 건 하면 안 된..

위장이 시끄럽게 우는 새벽

건강검진을 앞둔 어느 날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처음 받아보는 건강검진에 두근거려서? 혹시나 내 몸에 문제 있을까 괜히 걱정되어서? 아니, 배고파서 잠 못 들었다. 건강검진을 앞두고 금식을 했더니 이른 새벽부터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나는 금식 몇 시간 만에 배고픔을 느끼는데,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40일이나 금식하신 거지… 아무튼 불 꺼진 방에서 유난히 잘 들리는 시계 초침 소리, 자장가 삼아 틀어 놓은 클래식보다 크게 울리는 소리 ‘꼬르륵’. 이렇게 배고픈 상태로 잠들 수 없다고 내 위장이 소리쳤다. 언제는 배가 너무 불러서 잠 못 잔다더니, 이번에는 배고파서 잠 못 잔다 하는 나도 참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