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_OO_못하는_이유/내가 잠을 못자는 이유

당신의 평범함을 용서합니다.

의 19호실 2020. 12. 2. 23:28

"당신의 평범함을 용서합니다."
2018년 공연했던 연극 ‘아마데우스’의 대사이다. 아마데우스 이후로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을 봐왔지만, 여전히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 
아마데우스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컸던 살리에리가 자신보다 더 뛰어난 모차르트로 인해 질투와 열등감, 신을 향한 분노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에 연극이 살리에리의 시점에서 진행되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그의 독백이 이어지다 보니, 철저히 그의 감정선을 따라 봤던 것 같다. 또 나 역시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하기에 더욱 그의 입장에서 공감하며 보았다. 살리에리가 평범한 사람들의 대표자, 수호자라는 느낌이 들었달까?!

그런 그가 외치는 ‘당신의 평범함을 용서합니다.’.
무엇 하나 특출난 것 없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 자신보다 뛰어난 누군가를 보며 열등감을 느낄 수 있다고, 그리고 자신의 평범함을 원망할 수 있다고, 그런 마음을 갖는 게 나쁜 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해 얼마나 고맙던지. 나의 못난 마음으로 가졌던 죄책감을 용서받는 느낌이었다.

출처 : 페이지원

 

이렇게 나에게 큰 위로를 준 연극 아마데우스가 최근 재연 무대로 돌아왔다. ‘당신의 평범함을 용서합니다.’라는 대사가 빠져 얼마나 아쉽던지. 아쉬움에 오랜만에 지난 공연을 복기하며, 평범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나의 평범함을 극복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과거를 되짚어 보았는데. 글쎄…. 아직은 살리에리의 위로와 용서를 받아야 할 평범한 사람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나의 평범함이 너의 특별함, 너의 평범함이 나의 특별함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나의 평범함을 마냥 거부하지 말자는 생각도 들고.

이래저래 나의 평범함에 대한 고민이 많은 밤이다. 
오늘도 잠 못 드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