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저녁 챙겨 먹고 자리 잡고 글쓰기 미션을 시작해보려 했다. 그리고 거절할 수 없는 초대들이 날 당기기 시작했다. 내년 1월 중순쯤부터 들으려고 봐둔 클래스의 연말 특가 세일,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소식, 과일 먹으러 나오라는 엄마의 목소리. 모두 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것들.
행동경제학에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라는 말이 있다. '지금', '쉽지 않은 기회', '제한된 시간'이라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을 중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당장 얻을 수 있는 편익이 미래에 얻을 편익보다 작더라도 눈앞의 것을 선호한다는 건데, 이런 현상은 미래에 받게 될 보상 및 가치를 상대적으로 폄하하여 유발된다고….
단어가 낯설어서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심리 현상이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그렇고.
나는 당장의 거절할 수 없는 초대들 뒤로 글쓰기를 미루었고, 글쓰기로 받게 될 보상을 평가절하했고…. 결국 눈앞의 편익을 얻었다는 말.
해
뒤늦게 정신 차렸지만 제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결국 오늘도 글을 급하게 써 내려가다 '다음에 진짜 열심히 쓰자!'라며 성에 차지 않는 글을 일단 제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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